비전 일지매 2허수정 지음 / 북갤럽
일지매 이야기는 다양하다. 만화,소설,드라마 등에서 다뤄진 일지매 이야기는 각각 다르긴 하지만 (모든 일지매 이야기를 섭렵한 것은 아니지만) 일지매 이야기들엔 공통되는 점들이 있다. 비정상적인 출생, 순탄치 않은 성장과정, 민중의 꿈 혹은 희망적 존재, 현장에 남겨두는 매화 나뭇가지 하나.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를 따르지만 일지매 이야기와 비슷한 홍길동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화가 갖는 낭만성이다. 이점에서 쾌걸 조로와 곧 잘 비교되기도 하는 것 같다.
비전 일지매의 경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양반가의 적자라는 점이다. 대개의 일지매들이 서자 출신이란 점을 볼 때 적자 일지매는 이채롭다. 그 외에는 다른 일지매 이야기들이 갖는 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대적 배경도 비슷한 편인데 보통 광해군~인조 때를 배경으로 삼는데 비전 일지매는 선조 집권기의 기축옥사와 임진왜란이 주무대가 된다. 작품 속 허균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같은 세상'이 배경이다.
다른 일지매 이야기는 민중을 수탈하는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탐관오리의 재물을 빈민에게 나눠주는 등의 의적활동이 주를 이루는데 비전 일지매의 일지매는 왜란종결자로서 전란에 신음하는 조선 백성들의 꿈과 희망적 존재로 활동한다. 전범 히데요시의 목을 침으로써 전란을 종결짓는 다는 발상은 작가의 후속 작품인<제국의 역습>으로 이어진다.(물론 읽진 않았고 계획도 없지만) 말하자면 일지매의 활동범위를 국내에서 해외로 까지 확장시킨 것인데 일지매 이야기들이 갖는 기본적 골격은 유지하되 몇 가지 차별점들을 설정한 것이 이 소설의 전부라고 봐도 좋다.
일지매 이야기의 재생산이 갖는 문제는 여기에 있을 수 있겠다. 일지매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가 개방적이라 누구라도 이야기를 갖다 붙이기 쉬운 특징을 갖지만 기본 골격외에 어떤 차별점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재미나 질이 결정되는 것 같다. 일지매에게 전란 종결이라는 보다 큰 임무를 부여한 것 까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은 꽤 진부하다. 그리고 재미도 별로 없다. 헌 책방에서 구입했기에 그나마 다행.
태그 : 일지매








덧글
정호찬 2009/08/29 10:14 # 답글
고우영 화백의 일지매도 적자 출신으로 묘사되죠. 정확한 표현은 안나옵니다만 어렸을 때 사랑방에서 홍 판서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놀다가 역적 모함 받고 끌려가는 장면이 있었으니까요. 여기선 숫제 히어로물 컨셉으로 나갑니다. 어렸을 때 역적으로 잡으러 온 관군이 치던 북소리가 트라우마가 되서 어른이 되서 강력한 도술과 무술을 할 수 있음에도 북소리만 들으면 힘을 잃는 버전이었죠.그런데 일지매는 보통 임진왜란 끝난 후 조선에 잔류한 항왜가 사부가 되는 버전인데 여기선 왜구 출신인가요? ^^
리플리 2009/08/29 15:26 #
고우영 화백의 일지매를 어렸을 적에 길에 버려진 걸 그 자리에서 봤던 기억은 나지만 군데 군데 찢겨 있어서 내용은 기억 안나고 옆으로 걷는 사람의 인상만 강하게 남아있네요. 그 작품에서도 적자였다는 건 몰랐습니다. 북소리를 들으면 힘이 빠진다는 설정은 왠지 재밌네요 ㅋㅋㅋ비전 일지매에서의 사부도 일본인이며 항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약간 다른점은 히데요시의 전국통일 과정에서 주군을 잃은 사무라이가 훗날을 기약하며 본토에서 쓰시마로 쓰시마에서 조선으로 이동하여 우연히 주인공을 만나 일본군과 싸우죠.